- 서찬휘(seochnh@manhwain.com)
『컬처밤』 편집장·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컬처밤』 창간호 표지를 맡아주신 정현주 작가님을 만났습니다.
정현주 작가님은 도바(DOVA)라는 필명으로 「마비노기」 「아스가르드」 등 게임 만화를 그리던 아마추어 만화가 출신으로 대원씨아이의 청소년 잡지 『영챔프』를 통해 「트럼프!」를 발표하며 프로 데뷔. 현재 네 권 째 단행본을 출간하며 연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 정현주(DOVA) 개인 블로그http://dova.co.kr/b서찬휘 : 먼저 「트럼프!」 단행본 4권 발간을 축하합니다.
정현주 : 감사합니다! (훌쩍)
서찬휘 : 인터뷰 하면 가장 기초적인 질문부터 하게 되죠. 「트럼프!」 작업과 학업 등을 겸하면서 많이 고생하신 것으로 압니다만, 궁금해 하는 독자 분들을 위해 근황을 간략하게 소개해 주시자면요.
정현주 : 넵!
제가 지난해까지 대학생이었습니다. 4학년이었어요. 아직 너무 바빠서 졸업 작품을 못 그려서 졸업전을 치른 것은 아닙니다만 일단은 큰 고비는 넘긴 듯합니다. 대학생 때 만화가가 될 것이라곤 생각을 안했었는데 3학년 때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고심 끝에 데뷔했습니다.
그 외에도 기획 일이라든지로 좀 바빠서 연재와 학업을 병행한다는 것이 녹록치 않더군요! 요새는 비공개 기획 하나와 만화 일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스토리 작업을 준비 중인 것들도 있습니다만, 이것들은 나중에 공개가 될 때 말씀드릴 예정입니다.
서찬휘 : 그렇군요. 트럼프로 지난해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하기도 하고 블로그 등지에서도 독자들에게서 꾸준히 주목받아왔는데요. 이제 데뷔 2년차로 접어드는 만화가로서 여러 생각이 들 것 같아요. 지난해 많은 시선을 받았으니 더욱이.
정현주 : 사실 우리만화상은 생각치도 못했던 데다가 아직 실력이 부족한 제게 너무 과분한 상이라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요새 연재를 하면 할수록 만화를 그리고 있다는 실감이 없어요. 가끔 심할 땐 연재원고를 보면서 이걸 누가 그렸지? 기억에 없는데? 할 때도 있어요. 잘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주변이 보이질 않아서 생기던 웃지 못 할 일인데 사실 아직도 못 고쳤습니다. 항상 아직 멀었단 생각에 치어서 벌써 2년이나 된 줄 모르고 있었네요.
서찬휘 : 어떤 독자는 이 작품을 가리켜서 네오 판타지다, 그렇게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사실 「트럼프!」는 초능력 팬터지라는 장르 자체가 중요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게 묘한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작가님께서 이 작품의 인물들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방향이 단지 통쾌한 싸움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방향에 대해 여쭙고 싶네요.
정현주 : 여기저기 서점이나 사이트에 돌아다니다보면 한군데도 「트럼프!」 장르가 같질 않아서 무척 재밌었던…… 기억이 있어요. 심지어 SF/호러 까지 본적이 있었어요. (……) 저도 이만화가 무슨 장르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확실히 말씀을 못 드릴 것 같네요.
「트럼프!」는 초능력보단 인물간의 갈등과 극복에 더 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초능력은 등장인물이 상징하는 (일상의) 상처나 고민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요소였습니다. 그래서 등장인물들이 능력으로 인해 닥친 어려움을 극복해 가는 모습을 그려서, 독자 분들의 일상과 비슷한 부분에서 공감하실 수 있는 만화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서찬휘 : 처음 연재 시작했을 때도, 블로그 등지에서 공개했던 초판(초회한정판? 콜록콜록)과 설정이 제법 달라졌지만 연재 시작하고 나서도 생각과 다르게 진행된 부분이 없진 않았을 것 같은데요. 어떤가요. 데뷔 이후 연재하면서 가장 차이가 있는 부분이나 녀석이 있다면? 개우신이라든가 (……)
정현주 : 「트럼프!」는 시작점을 찾아 올라가다보면 초등학교때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근데 그때는 이런 내용은 아니었고…… 해당 사탕을 먹으면 녹기직전까지 변신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변신 소년·소녀물이었던 기억인데……말하다보니 이것도 그럴싸하네요. (……)
그 후로 웹에 공개도 하고 하면서 여러 가지 설정을 바꿔왔습니다. 세 번째 준비했던 「트럼프!」가 인터넷에 잠시 공개했던 버전인데, 아마 그 이야기로 트럼프를 처음 접하신 분들이 가장 많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때는 정말 남자주인공인 박우신군이 개였습니다 개. (……) 또 다른 파트너 겸 주인공이 남자였거든요. 그래서 죽이냐 살리냐 까지 갈 정도로 과격하고 막무가내였는데 네 번째 「트럼프!」인 제 기성지 데뷔작은 두 번째 구상했던 「트럼프!」와 세 번째 구상했던 「트럼프!」의 절충점을 찾아들어간 버젼입니다.
그때 주인공을 여자로 고치면서 박우신도 많이 누그러졌습니다. 왜냐면 그대로 대입해보니까 정말 무섭다라구요. (……) 여자를 눈똑바로 쳐다보고 여자 주변의 기물을 부수며 협박하며 웃는 남자(……)는 남자주인공으로 절대 사랑받지 못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써놓으니 정말 개 같네요. (……)
이 분 이야기.
1권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습니다. 서찬휘 : 「트럼프!」의 전개가 이제 도입부는 넘어서는 것 같은데, 이후의 전개는 어떻게 예정하고 계신가요. 전체 분량에 관한 계획이 어느 정도로 짜여 있는지 궁금합니다.
정현주 : 약 80%정도는 짜여있는 듯합니다만, 결말은 어떠한 형태로 낼지 고민 중입니다. 이후부터는 자신들의 능력에 대해 좀 더 명확히 자각하면서 대립하게 되는 세력이 생기게 될 예정입니다. 의외의 복병도 숨어있으니 기대해주세요!
서찬휘 : 이번 표지 주제가 ‘신학기’인데요.
정현주 : 네.
서찬휘 : 어떤 기분으로 작업하셨는지. 어떤 분위기를 연출하신 건지 작가의 입으로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정현주 : 일단은 교복이 나와서 엄청 고민했습니다. 「트럼프!」의 교복은 전체적으로 회색톤이라 칼라가 화사하게 나올 것 같지 않아서요. 화려함을 주는 아이템 중 가장 애용하는 것은 꽃인데, 3월 계절 꽃으로는 마땅한 비주얼이 생각나지 않더라구요. 표지에 추가 첨부되는 월페이퍼에서도 안정적인 구도도 중요했고요. 그래서 화이트데이를 포인트로 잡고 작업했습니다. 가득한 선물 꾸러미와 사탕! 그리고 지영이! 필요하신 것으로 골라잡아주시길 바랍니다-!! 어떤 스타일로건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었습니다.
서찬휘 : 아하하. 고맙습니다. 그럼 마지막 질문이에요.
정현주 : 넵.
서찬휘 : 이번에 막 4권이 나왔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판촉을 겸한(?) 인사말을 남겨주세요. 어떤 부분에 눈여겨 봐 달라는 내용도 좋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라는 내용도 좋고.
정현주 : 아…… 정말 따끈따끈하다는 말이 어울리게 얼마 전에 책이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아직은 능력에 대한 이야기보단 소소하지만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메시지들을 구석구석 많이 담아두었습니다. 꽁꽁 숨겨진 듯 글로 표현되지 않은 부분들은 많지만 조금은 그 느낌이 전해졌으면 좋겠네요.
앞으로도 더 재밌는 만화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항상 응원해주시는 독자 분들께 정말 감사하고요! 올해도 행복한 한 해 되시길 빕니다! 잘 부탁합니다!
서찬휘 : 네입. 긴 시간 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정현주 : 감사합니다!
「트럼프!」는 만화포털 『툰도시』의 격주간 청소년 만화 채널 『영챔프』에 연재 중인 정현주의 데뷔작으로 아마추어 만화계에서 잔뼈가 굵은 작가의 녹록찮은 전개가 인상 깊은 작품이다.
다양하게 쏟아져 나오는 개성 강한 인물들과 그들이 자기에게 주어진 트럼프의 카드 속성에 따라 펼치는 다양한 형태의 초능력 싸움이 볼거리로 운명의 법칙(룰)이라는 화두와 각자가 능력으로 말미암은 상처를 끌어안은 소년 소녀들의 심리, 또 그로 인해 진지 일변도로 빠지기 쉬운 전개를 유쾌하게 풀어주는 개그를 유쾌하게 잘 버무리며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다. 주제의 무게나 감당 못할 이야기의 크기에 말려들어 대중성과 말하고 싶은 것 양쪽을 잃는 경우가 많은 최근의 소년·청소년지의 신인 작가들 사이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작가다.
- 2009 오늘의 우리만화 총평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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